든든한 내편..
마음 한켠에 있는 무거움을 애써 털어내고 노인의 날인 오늘, 한적한 추어탕음식점에서 반가운 사람을 다시 만났다.
얼굴 좋아졌다는 그분의 인사말씀에, 아직 부당해고당한 나의 처지를 모르신듯싶어서 부득이 그간의 속사정을 이야기하였다.
"그래요. 어쩌면 그 진절머리나는 시.공간을 벗어나서 한편으로는 오히려 심간이 편해지기도 했나봅니다.
보건복지부지정 노인일자리지원기관인 시니어클럽의 사회복지사로 입사하였지만,
사실상 노인구직신청자들에 대한 취업알선업무 및 노인일자리경진대회관련 구인업체의 참가신청현황분석업무까지 수행하였습니다.
그러던중 남다른 취업의지를 보이신 안선생님의 방문으로 부족한 제가 취업알선을 해드리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모두의 마음이 합하여 안선생님께서 취업성공에 이르게된 것입니다.
그런데, 얼마후에 느닷없는 시니어클럽의 자칭인사전결권자인 관리실장이 사무국의 업무를 중단시키고
저를 노인일자리명아주지팡이사업단의 생산활동을 지원하라는 지시에따라 3일간의 생산노동업무에 투입되었으나,
열악한 작업환경의 영향으로 부득이 1일의 병가를 내고 병원진료를 받은후 다음날 출근하였는데,
그 관리실장의 일방적인 대기발령지시에 이은 제 3자의 전화통화에 의한 부당해고처리의사를 전달받게 되었고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 얼마나 어이없고 황당한 처사입니까?
그 누구보다 사회복지사로의 윤리의식과 투철한 직업관을가지고,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현장중심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그동안 기회가 될때마다 합리적인 업무개선과 복무자들의 근무행태 및 의식의 변화필요성을 강조하곤 했는데,
분명 그로인한 불편한 심기를 바로 일방적인 해고처분이라는 방식으로 해결하려든 그들의 심히 의도적인 부당한 처사인 것입니다."
그간의 사정이야기를 다 듣고난 그분은 오히려 미안해하면서 나를 위로하기에 애를 쓰신다.
생면부지인 자신의 처지를 이해하여 적극적으로 취업알선을 해준 덕에 한달동안 근무를 잘하여 200여만원의 소득을 벌수잇었다면서-
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는 62세되신 안선생님의 모습을 보면서,
역시나 순리대로 살아가면 반드시 그 뜻은 이루어진다-라는 세상의 이치가 마음에 더욱 선명하게 되새겨지는 가슴벅찬 순간이었다.
그분이 든든한 내편이 되기를 자청하였듯이- 그렇다. 이미 나는 승리하였다.
진정 그들이 무시하고 간과한 그 사람냄새나는 무소불위한 진솔함의 능력을 우리는 공유한 것이다. 모두가 사랑이에요..